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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과습 뜻과 원인: 숨 쉬는 뿌리에 대해서

by Flower Art 2024. 5. 27.

식물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이 과습입니다. 과습으로 인해 뿌리가 물러지고 잎이 검게 물들어가게 됩니다. 또한, 뿌리가 손상되면 식물이 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 겉보기에는 물이 부족한 것처럼 보이는 건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과습의 정확한 뜻과 원인을 알아보겠습니다.

과습에-걸린-수채화-고무나무
과습으로 잎이 갈변한 수채화 고무나무

 

과습 뜻

과습(wet, 過濕)의 사전적인 의미는 흙 알갱이 사이의 공간에 물 분자가 포화되어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과습에서 직관적으로 느껴지는 의미는 물과 관련되어 보이지만 식물의 과습은 물의 양과 관련된 것이 아닙니다. 수경재배 식물의 뿌리도 물속에 담겨있고 장마철 야외의 식물도 장기간 수분에 노출되기도 합니다. 수경재배 식물 뿌리는 물속 용존산소를 통해 호흡하며 야외 식물의 뿌리는 자연의 바람에 의해 흙 속에 유입되는 신선한 공기로 숨을 쉽니다. 즉, 화분 식물의 과습은 흙 속 공기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가드닝에서 과습의 의미는 뿌리가 호흡하지 못해 부패하는 것을 말합니다. 화분 흙의 습도가 오랜 기간 높게 유지되면 신선한 공기가 유입되지 못합니다. 뿌리가 산소 호흡을 하지 못하면 식물체 내에 노폐물이 쌓여 나쁜 균이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됩니다. 이렇게 공기 중의 산소가 부족한 혐기적인(anaerobic, 嫌氣) 환경이 조성되면 혐기성 세균이 증식하여 뿌리와 흙이 부패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부패한 뿌리는 수분을 흡수하지 못하고 줄기가 물러지고 잎에 검은 반점이 나타나는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과습 원인

1. 배수불량

화분 흙을 상토로만 구성할 경우, 흙이 오랜 기간 수분을 머금고 마르지 않으며 물을 주면 배수가 굉장히 느립니다. 그래서 분갈이할 때 상토에 마사토, 난석, 펄라이트를 7:3 또는 5:5 비율로 섞어 사용하는 이유가 배수를 원활히 하기 위함입니다. 그런데 마사토를 사용할 경우, 세척하지 않고 사용할 경우 마사토에 붙어 있는 진흙으로 인해 배수구멍이 서서히 막히게 됩니다. 배수가 불량하면 흙 속 공기와 수분이 오랜 기간 순환되지 못해 과습이 발생합니다. 또한, 진흙으로 인해 토양이 단단하게 경화되면 흙 속에 물길이 생겨 어떤 뿌리는 말라죽고 다른 뿌리는 과습에 걸려 한 화분에서 과습과 건조의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기도 합니다.

 

2. 물 주는 방식

한국의 여름은 장마가 시작되면 공중습도가 높게 유지됩니다. 공기 중에 수분이 많으면 흙마름이 느려져 물 주는 기간을 늘려주어야 합니다. 가드닝 서적에서 '일주일에 한 번', '한 달에 한 번' 물을 주라는 내용은 해당 식물의 평균적인 물 주기 기간일 뿐 절대적으로 맹신하면 과습으로 식물을 죽이기 쉽습니다. 식물에 물을 주지 않으면 잎과 줄기가 축 처지거나 잎의 광택을 잃어갑니다. 이 증상이 나타나기 직전이 식물에 물을 주는 시기입니다. 매번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기를 반복하면 식물이 약해지기 때문에 우연히 이러한 증상이 나타났을 때 물 줬던 기간을 잘 기억해 두세요.

기존 루틴대로 물을 주되 날씨와 흙의 건조 상태를 확인하고 관수 일정을 조절해야 식물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흙의 건조 상태는 겉흙에서 손가락 한마디 정도 찔러 넣어 촉촉함을 확인합니다. 이런 방식으로 일주일에 한두 번씩 흙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굉장히 번거로울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오랜 기간 흙의 상태를 확인하고 주의 깊게 관찰하다 보면 토양의 색깔만 봐도 건조함을 알 수 있는 노하우가 생깁니다.

 

3. 통풍불량과 높은 공중습도

식물이 뿌리에서 잎으로 끌어올린 물은 광합성을 거친 후 남은 수분을 잎의 기공을 통해 수증기 형태로 증발시킵니다. 이 과정을 증산작용이라 합니다. 그런데 공중습도가 높으면 잎에서 증산하지 못한 수분이 잎 가장자리에 물방울 형태로 맺히는 일액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지속적인 공기 순환과 일정 습도가 유지되어야 증산작용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화분 속 수분이 마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공기 순환이 없고 높은 공중습도가 유지되는 실내환경은 과습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4. 토양구조와 식물 특성

식물마다 좋아하는 흙의 촉촉함, 건조함의 정도가 다릅니다. 아메리칸 바이올렛이나 카네이션처럼 뿌리가 가는 식물은 촉촉한 상태를 좋아하며 산세베리아, 다육이 같이 뿌리가 두껍고 수분을 식물체에 저장하는 다육식물은 건조한 토양을 선호합니다. 토양을 촉촉하게 만들 때는 수분을 잘 흡수하는 성질을 지닌 피트모스 토양을 사용하며 토양을 건조하게 만들 때는 원예용 상토에 배수성과 통기성이 좋은 펄라이트, 난석, 마사토를 섞어 사용합니다. 이렇게 식물 특성에 따라 다른 흙을 사용하며 키우는 환경에 따라 흙 배합을 달리 해주어야 합니다. 그런데 모든 식물을 같은 흙으로 분갈이하면 과습이나 건조 증상이 나타납니다.

 

 

과습은 물의 양보다는 배수, 물 관리, 통풍, 습도, 토양 구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합니다. 그래서 우리 집 환경에 맞는 흙 구성과 환경 조성을 통해 과습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과습 예방의 핵심은 화분 속 흙을 얼마나 잘 말리는지에 달려있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과습 증상, 과습 예방법, 분갈이 방법에 대해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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