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전수, 산세베리아가 쓰러지는 이유: 무름병 조치방법

금전수와 산세베리아는 부드러운 햇빛을 주는 밝은 그늘에서 키우는 식물이라서 강한 햇빛을 받는 양지 식물에 비해 흙 속 물마름이 더딥니다. 그래서 통풍이 불량하면 여름, 겨울에 과습이 잘 생기며 뿌리나 구근이 썩어 무름병이 발생합니다. 이 글에서는 무름병 현상, 원인, 조치방법, 흙 배합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무름병 현상과 원인

 

무름병은 곰팡이나 바이러스 형태의 세균이 식물의 상처, 기공 등을 통해 침입하여 세포벽을 분해하고 세포 조직을 연화시켜 식물 표면이 물러지게 만들고 누렇거나 검게 썩어가는 병입니다.

잎이 무름병에 걸린 문샤인(산세베리아)

 

1. 냉해와 동해

우리나라는 10월에 첫서리가 시작되어 4월까지 진행됩니다. 야외나 베란다에서 식물을 키울 경우 새벽에 냉해 피해를 입어 식물 표면이 물러져 상처 난 부위로 균이 침투합니다.

겨울철 냉해 잎은 금전수 노란잎

 

2. 흙 속 과습

사람이 숨을 쉬는 것처럼 화분 속 뿌리도 숨을 쉬고 노폐물을 배출합니다. 그런데 흙 속 습도가 높고 신선한 공기가 유입되지 않으면 뿌리가 호흡을 할 수 없어 노폐물이 축적되고 각종 균이 침투하기 쉬운 상태가 됩니다. 이를 과습이라 합니다.

과습으로 인한 무름병은 화분 속 뿌리에서 시작되어 잎과 줄기는 튼튼한데 뿌리가 썩어서 건강했던 식물이 갑자기 쓰러지기도 합니다.

뿌리 부분부터 무름병이 진행중인 문샤인(산세베리아)

 

 

3. 뿌리의 상처

흙 속에서 해충, 곤충이 활동하면 뿌리에 상처가 나기도 합니다. 또는, 분갈이 중에 뿌리의 상처를 통해서 균이 침입하기도 합니다.

뿌리 부위가 썩은 금전수

 

 

무름병이 잘 발생하는 날씨

 

습도가 높은 여름 장마철

장마철은 습도가 높아 공기 중의 균이 활동하기 좋은 상태입니다. 이때 물을 주거나 환기가 안 되는 실내에 있을 경우 과습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통풍이 불량한 겨울철 실내

햇빛이 약하고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대부분의 관엽식물의 성장이 둔화되고 증산작용이 줄어 많은 물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통풍이 약해 물마름이 느린 겨울철 실내에서 물을 자주 주면 과습이 발생합니다. 물 주기는 흙 속 수분을 직접 손으로 확인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초봄, 늦가을, 겨울철 냉해

갑자기 찬바람에 노출되면 냉해를 입어 세포막이 파괴됩니다. 잎 끝이 황변, 갈변하거나 잎이 떨어지며 심한 경우 줄기가 물러집니다.

 

 

무름병 조치방법

 

1. 화분에서 식물을 꺼내 흙을 털어줍니다. 뿌리를 꼼꼼히 확인하고 썩은 부위는 제거합니다. (금전수는 감자처럼 생긴 구근이 튼튼해야 살릴 수 있습니다.)
2. 소독약을 상처 부분에 뿌려줍니다.
3. 일주일 정도 바람이 잘 통하는 밝은 그늘에서 건조해줍니다.
4. 일주일 후 깨끗이 소독한 화분에 거름망, 배수층을 만들어줍니다. 배수층은, 난석, 마사토 등 자갈로 채워줍니다.
5. 토양층은 뿌리부터 줄기 하단까지 혼합토(흙 배합)로 채워줍니다.
6. 끈이나 지지대 이용해서 안전하게 줄기를 세워줍니다. 긴 줄기는 가지치기하고 잘린 단면은 소독해 줍니다.

건조 중인 금전수, 스투키, 산세베리아

소독 방법

소독약은 화원, 대형마트, 다이소에서 저렴한 가격에 구매 가능합니다. 저는 약국에서 과산화수소수를 천 원에 구매하여 소독약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물 1L에 과산화수소수(3%) 10ml를  타서 산세베리아, 스투키, 금전수 뿌리 부분을 2시간 담가두었습니다. (참고. 1 티스푼 : 5ml, 병뚜껑 : 약 10ml)

과산화수소수

 

예외사항

1. 만약 뿌리가 완전히 썩었다면 깨끗한 윗 줄기만 잘라내고 물꽂이 하여 뿌리내린 후 흙에 심어줍니다.
2. 뿌리는 건강한데 줄기 상체만 냉해를 입어 무른 경우에는 흙 표면 5cm~7cm 줄기만 남기고 윗부분은 잘라줍니다.

금전수, 산세베리아 물꽂이

 

 

다육식물 흙 배합방법

 

1. 상토 9 + 펄라이트 1  : 통풍이 아주 좋고 물 마름이 잘되는 환경, 그늘 진 밝은 야외
2. 상토 7 + 펄라이트 3: 물마름이 보통인 장소
3. 상토 6 + 펄라이트 3 + 난석 1: 물 마름이 느리고 통풍이 적은 실내 장소

 

위 셋은 토양의 입자 크기가 다른 흙 배합입니다.

1번 흙은 보습력이 높으나 통기성과 배수성이 3번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에 물 마름이 잘 되는 환경에 적용하는 배합입니다. 겨울철에는 따뜻한 실내로 식물을 옮겨야 하니 과습에 주의하여 통풍에 신경 써 주어야 합니다.

 

3번 흙은 1번과 비교해 통기성과 배수성이 높으나 보습력이 떨어집니다. 물마름이 더딘 실내에 적합합니다. 즉, 흙 배합은 정해진 게 아니고 키우는 장소, 관리방법에 따라 흙 배합을 달리해야 합니다. 또는, 흙배합에 따라 키우는 장소와 관리방법을 달리 해야 합니다.

(상토는 제조사에 따라 구성성분이 다를 수 있으니 상품 뒷면 성분표를 잘 확인하고 배합을 하셔야 합니다.)

원예용 상토 성분 비율

 

상토와 펄라이트

 

난석과 마사토

 

 

 

흙 배합과 화분 놓는 장소가 정해졌다면 마지막 과정은 물 주기입니다. 화원에 물 주는 주기에 대해서 물어보면 "2주에 한번" 또는 "한 달에 한 번 주세요"라고 합니다. 틀린 대답입니다. 질문이 잘못되었으니까요. 손가락으로 흙 속 3cm 찔러보고 수분이 없다 싶을 때 물을 주어야 합니다. 직접 흙을 만져가며 계절과 환경에 따른 물마름 변화를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